영화

영화 리뷰_ 몬스터 Monster

이참새씨 2021. 3. 13. 23:44

 

 

몬스터 Monster

패티 잰킨슨

2004.06.18 개봉

미국, 독일

 

줄거리

에일린은 다른 또래들과 다르지 않은 꿈 많은 소녀였지만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13살부터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길거리에서 험한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동생들은 그 사실을 알고 그녀를 부끄럽고 더럽다고 여겨 집에서 쫓아내버리고 만다. 그렇게 집도 고향도 잃은 에일린은 길거리에서 만나는 남자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하루 겨우 살아갈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며 살아가지만, 문득 너무나도 망가져버린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자살을 하기로 결심한다. 자살을 하기 위해 비가 많이 오던 날 다리 밑에 앉아 목숨을 끊기 위해 고민을 하지만, 마지막으로 번 돈이 주머니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힘들게 번 돈을 쓰지도 못하고 죽으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에일린은 죽기 전에 마지막 돈으로 술을 한잔 하기 위해서 바를 찾아간다. 그렇게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셀비라는 소녀와 말을 트게 되고, 그들은 서로에게 흥미를 느낀다. 셀비는 에일린의 모습을 보고는 흥미를 느껴 함께 밥도 먹고 놀자는 제안을 한다. 셀비와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던 에일린은 결국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길거리에서 돈 버는 일을 하기 위해 다시 길거리로 나선다. 그렇게 우연히 만난 남자는 범상치 않은 사람으로 에일린을 묶고 에일린이 원하지 않는 가학적인 행동을 한다. 두려움을 느끼게 된 에일린은 그 남자를 총으로 쏴 죽이게 된다. 그렇게 사람을 죽인 에일린은 잡히지 않기 위해 남자와 관련된 증거를 모두 태워버리고 셀비와 함께 모텔을 전전하면서 도피 생활을 시작한다. 둘이 함께 도피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자금이 필요했지만 셀비는 손을 다쳐 당장 직장을 구할 수가 없었고 돈을 구하는 일은 온전히 에일린의 일이 되었다. 에일린은 길거리 생활을 청산하고 다른 사람들과 같은 평범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다니지만 경력도 경험도 없는 에일린을 향해서 돌아오는 대답은 차갑고 모욕스러운 세상의 모습이었다. 결국 에일린은 다시 길거리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그러면서 계속 발생하는 남자들의 연쇄 살인사건의 기사가 발생하고 결국 여섯 명의 남자를 죽이게 되는 에일린. 그리고 그녀는 결국 잡히게 되어 사형수로 복역을 하다가 삶을 마치게 된다.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한 영화, 몬스터

몬스터의 주인공인 에일린은 실제로 존재하던 인물을 영화화 한 작품이 바로 이 몬스터라는 작품이다. 6명의 남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에일린 우노스는 미국 최소 여성 연쇄 살인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영화에서의 줄거리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그로 인해 길거리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녀는 6명이라는 사람을 죽인 괴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불우한 어린 시절로 인해 어쩔수 없이 이러한 삶을 살게 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내몰아진 사람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그녀의 첫 번째 살인은 정당방위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그녀의 변호사들 조차 그녀를 제대로 변호하려는 생각이 없었던 것 같고 그래서 결국 그녀의 삶은 전기의자에서의 처형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아마 그녀가 어쩔 수 없이 그런 삶을 살게 되었지 않았을까 약간은 동정 어린 시선을 가지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그녀의 살인을 옹호하려는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살인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가 맞았지만 그를 제외한 5명의 남자들은 철저하게 그들의 돈과 차를 빼앗기 위해 저지른 일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녀의 행동이 정당화가 될 수는 없다. 다만 단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에일린만 몬스터라고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몸과 성을 사기 위해 접근하는 남자들도 그리고 그런 그녀를 묶고 마음대로 물건처럼 대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남자들 역시 괴물의 모습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셀비 역시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누구보다 그녀의 행태가 가장 마음에 들지 않고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인물이었다. 정말로 셀비가 에일린을 사랑했다면 그렇게 힘들게 길거리에서 돈을 버는 것을 알면서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그녀의 트라우마는 묵인한 채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얻기 위해 행동한다. 그녀 역시 에일린의 행동을 보면서 그녀가 계속 자신과의 삶을 위해 에일린이 남자들을 죽이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묵인한 채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에일린의 행동을 당연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6명의 남자를 죽인 에일린 보다도 그런 그녀를 부추기고 뒤에 비겁하게 숨어있는 셀비가 더 괴물과 같은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난 대스타가 될 줄 알았어. 아니면 그냥 아름다운 여자라도. 그래, 나도 꿈이 많았어. 세월이 지나면서 나는 꿈을 속으로만 간직하게 됐어. 하지만 당시에는 철석 같이 믿고 살았어.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언젠가 다 알게 될 거라 생각하면 행복했어. 마릴린 먼로만큼 키워주긴 힘들더라도 날 믿어만 준다면 내 가능성을 봐주고 아름답다 생각해준다면... 그럼 지금과는 모든 것이 다른 새로운 삶과 새로운 세상으로 날 데려가 줄 수 있지 않을까.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어. 어느 날 다 끝나버렸지.' 에일린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를 시작한다. 우리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어떤 이유가 되었든 간에 살인과 폭력 등의 윤리적으로 잘못된 행동에는 쉽게 정당화하지 않는다. 이 영화도 에일린의 살인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다만 영화를 감상한 시청자들이 각자 판단해야 하는 몫이다. 나 역시 그녀가 살인을 한 것은 무조건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녀를 생각하면 슬퍼지기는 한다. 그녀의 삶은 너무 어릴 때부터 선택의 여지가 없이 길거리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고, 새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만나게 된 연인조차도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는지조차 할 수 가없다. 에일린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사람을 죽인다. 물론 첫 번째로 경험한 트라우마도 함께 발현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 돈과 차를 그리고 좋은 삶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계속 사람을 죽인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건 그녀의 살인을 정당화와는 다르다. 그녀의 행동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동정의 마음이 드는 것뿐이다. 특히 셀비가 정말로 에일린을 사랑했더라면 그녀가 괴물이 되어가지 않게 막아줬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녀 역시 한낱 괴물이었으니까 에일린도 그냥 괴물이 되도록 놔둬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삶은 정말 짧고 비극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그리고 에일린의 삶에서 에일린만 몬스터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