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리뷰_ 개들의 섬

이참새씨 2021. 3. 14. 05:05

 

 

개들의 섬 Isle of Dogs
웨스 앤더슨
2018.06.21 개봉
미국. 독일

줄거리

강아지들을 통해서 인간들을 위협하는 강아지 독감이 퍼진다는 이야기 때문에 인류와 함께 살아가던 강아지들은 전부 쓰레기 섬으로 추방당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이 사랑했던 강아지 스파츠를 찾기 위해 소년 아타리는 쓰레기 섬으로 모험을 떠난다. 쓰레기 섬에서 스파츠를 찾기 위해 우연히 만난 다섯 마리의 도움을 받으면서 소년은 자신의 강아지인 스파츠를 찾기를 시작한다. 강아지들을 추방시킨 고바야시 시장은 무력을 행사해서 아타리를 데리고 오려고 노력한다. 무리의 대장인 치프는 소년을 믿지 않지만 다른 강아지들이 도와주는 모습에 마지못해 도와준다. 그러다가 다른 강아지들은 스파츠를 행방을 쫓고 소년과 치프만 따로 떨어져서 스파츠를 찾으러 떠난다. 그렇게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다가 소년의 진심과 순수한 마음을 확인하게 된 치프는 결국 소년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그렇게 처음으로 치프를 목욕까지 시켜주게 된 소년은 씻기고 나니 치프의 모습이 왠지 자신의 강 이지인 스파츠와 닮았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고바야시 시장은 소년을 사망처리하고 강아지들을 모두 추방하기를 밀어붙이는데 그 뒤에 음침한 계획이 있었다는 사실을 외국인 교환학생이었던 트레이시가 눈치를 채고 만다. 트레이시의 계획을 알게 된 고바야시는 트레이시의 비자를 만료시킨 후, 트레이시를 본국으로 추방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 과연 고바야시의 뜻대로 모든 강아지를 추방하고 소년은 자신의 강아지를 찾을 수 있을까 호기심을 자극하게 한다.

웨스 앤더슨의 애니메이션

개들의 섬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등의 작품을 만든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이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균형감 있는 연출이나 특이한 소재 특이나 뛰어난 색감으로 잘 알려진 감독 중에 하나이다. 나 역시 웨스 앤더슨의 작품에 쓰이는 소재들이나 색감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배우들과 잘 맞아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은 거의 감상했다. 그중 가장 최근에 나온 작품인 개들의 섬도 웨스 앤더슨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믿고 감상했다. 다만 개들의 섬은 일본에서 만든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웨스 앤더슨이 일본의 문화를 좋아하는 편이라고 알려진 것 같기는 하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웨스 앤더슨이 일본에서 지내던 시절 일본의 50-60년대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그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고 전해진다. 다른 영화에서는 일본색이 느껴지는 작품은 하나도 없었지만 개들의 섬은 인간 주인공들조차 일본인으로 나오기 때문에 일본에서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개들의 섬의 또 다른 특징은 그림을 그려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화한 인형을 스톱모션을 이용해서 만든 영화이다. 인형을 이용한 작품은 전에도 있었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로 그 영화도 여우가 주인공으로 나오면서 인형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 가는데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때보다 훨씬 더 입체감이 느껴졌고 이전 작품보다 조금 더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개들의 섬의 경우, 일일이 스톱모션을 통해 만든 작품이라 무료 영화 완성하는데 3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개들의 인형에는 실제의 개털을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역시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독답게 인형도 디테일하게 제작한 것 같다. 이러한 노력이 있어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일본어는 왜 자막이 없는 건가요

개들의 섬에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눈을 즐겁게 하기도 충격을 주기도 한다. 그중에서 영화를 감상하면서 당황스러운 요소는 바로 영화에서 나오는 일본어에 대한 자막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뭔가 오류로 인해 자막이 안 뜨는 것인가 생각했지만 이러한 부분 역시 웨스 앤더슨이 계획하여 구성한 연출 요소라는 것을 깨달았다. 웨스 앤더슨은 영화가 어느 나라에서 개봉을 하든지 간에 절대로 일본어는 번역하거나 자막을 달지 말아 달라고 설명하고 영화를 개봉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 역시 디테일의 왕 웨스 앤더슨이 언어를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여서 연출한 부분 중에 하나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웨스 앤더슨이 진행한 인터뷰를 보면 그는 이러한 연출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데 일본어를 굳이 각 국의 말로 해석하여서 자막을 만들지 않더라도 강아지들의 행동이나 표정을 통해서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런 연출은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관람객들에게 영화 안에서의 소외감을 느끼게 해주는 장치로 강아지들이 함께 인간과 살던 사회에서 쫓겨나 느끼던 소외감을 간접적으로 느끼도록 하는 장치라는 설명을 한다. 하지만 문득 일본어를 알아듣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일까가 궁금해지는 요소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멋진 색감을 영화에 나타내는 웨스 앤더슨의 작품을 기대했던 나는 개들의 섬은 약간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일본 색이 꽤나 적나라하게 표현되어서 한번 이상 작품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 항상 여러 번 앤더슨의 작품을 감상하지만 개들의 섬은 예외이다. 내가 개들의 섬을 약간 불편하게 느끼는 게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일본의 느낌 때문인지, 아니면 그가 작품 속에 녹여놓은 잘못된 사회에 대한 모습인지는 확실하게 구분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